수영지신밟기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동에 전승되고 있는 <수영지신밟기>는 정초 세시풍속인 단순한 걸립의 목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정월 대보름 밤에 벌어지는 <수영야류> 탈놀음의 경비를 마련하는데 함께 목적이 있었다. 

즉 <수영지신밟기>는 정초의 세시적 의례에서 마을의 축제인 <수영야류>로 이어진다는데 의미가 있으며, 연행에 있어서도 <수영야류>의 전문 예인들로 구성된 까닭에 악가무(樂歌舞)의 기량이 타 지역에 뒤지지 않았다. 

특히 타 지역에서 볼 수 없는 기 소각제는 그 해의 모든 <지신밟기> 의식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기를 불사르면서 액을 태워 보내는 일종의 송액(送厄)의례로서 한번 청신(請神)하여 신이 깃들였던 것은 두 번 다시 제례(祭禮)에 쓰지 않고 불태워 버리는 제의의 일반적인 의식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영지신밟기>의 마지막 의식인 이 <기소각제>를 제의과정에 대응시켜보면 송신(送神) 하는 과정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수영지신밟기>는 이런 의식은 하지 않고 기를 불사르면서 그저 마을의 안과태평을 빌었었다. 

 


주요 장면 구성

 1. 당산풀이

놀이꾼들이 맨 먼저 길쇠 장단을 치고 당산에 도착하여 여러신을 들먹이며 그들의 권능으로 마을의 안과태평(安過太平)과 부락민에게 만복, 수복을 줄 것을 축원하는 풀이를 한다.

2. 동네우물(먼물샘)풀이
하나의 마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물이 필요하므로 우물은 마을 생명의 근원적인 장소가 된다. 그래서 칠년대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일년 열두달 삼백육십오일 깨끗한 물이 솟아나는 청정수를 주시기를 축원하고 부락민의 무병장수를 비는 마을 공동풀이였다.

3. 대문인사굿
놀이꾼들이 집안에 들어가기 전에 대문앞에서 주인이 나와 맞아들이기를 기다리며 하는 일종의 인사로서, 설쇠잽이의 즉흥적인 판단에 따라 작은 놀이판으로 한바탕 울리고 난 후 대문앞에서 인사굿에 들어가기도 한다.

4. 마당밟기
마당밟기는 다른 풍물놀이에 비해 소박하지만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다양하면서도 짜임새가 있어 보는 이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할 뿐 아니라 특히 느리고 빠른 덧배기 장단에 뛰고 노는 북춤 놀이와 앉고 뛰고, 감아 돌며 푸는 버꾸춤 놀이가 일품이다.

5. 풀이
지신밟기는 집안에 있는 잡귀잡신을 밟아 제장(祭場)을 정화한 다음 집안의 여러 가내신을 향해 축원을 하기 때문에 집안 곳곳의 가내신의 거처인 성주 기둥 앞, 부엌, 장독, 곡간, 정난, 삽짝을 돌면서 풀이를 한다.

6. 판놀이
삽작풀이를 끝으로 모든 풀이가 끝나면 다시 마등으로 들어와 그 해 지신밟기를 모두 끝내고 몇일간 수고한 놀이꾼들의 노고를 의무 하기 위해 집주인이 내어 놓은 술상 앞에 모여 한잔씩 곁들인 뒤 한바탕 춤판을 벌이는데 이때 동네사람들이 서로 다투어 나와서 흥겨운 덧배기 춤가락에 신명과 흥을 돋운다.

7. 기소각제  

한판 춤 놀이가 끝나면 모든 놀이꾼과 동네사람들이 둘러선 가운데 기()를 태우는기소각제를 갖는데 소각제는 그해 모든 지신밟기 의식을 끝내고 마지막에 기를 불사르면서 액을 태워 보내는 일종의 송액(松厄)의례이다. 이것은 한번 청신(請神)하여 신이 깃들였던 것은 두 번 다시 제례(祭禮)에 쓰지 않고 불태워버리는 제의(祭儀)의 일반적인 의식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